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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 (좋은 글들)

한국에서 하고싶은 일을 하기 힘든이유

by sdrr23 2020. 4. 10.

가끔 청년멘토랍시고 튀어나와서 헛소리 늘어놓는 애들을 보면 빡친다.
그중 제일 가관은 "하고싶은걸 하세요" 이다.

청년들을 이렇게 까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놈들이 뭔놈의 멘토라고 설치는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청년들을 하나도 이해못했으면 멘토라고 깝치지 말고 그냥 찌그러져서 살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 청년들은, 하고싶은게 뭔지 모르고, 딱히 하고싶은게 없다는게 제일 큰 문제다.
하고싶은걸 하라고? 난 하고싶은게 없는데? 내가 좋아하는게 뭔지 모르겠는데? 라는 질문이 바로 튀어나오는게 지금의 청년들인데, 90년대에나 먹힐만한 하고싶은걸 하란다. 난 그게 딱히 없고 내가 하고싶은게 뭔지 모르겠는데?

하고싶은게 딱히 없고, 하고싶은게 뭔지 모르겠는 20대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는 명쾌하다. 뭐라도 하라는거다. 딱 2단계의 절차만 거치면 된다.
1. 안해본걸
2. 해봐라.

해본적이 없는 놈에겐 취향이 존재하지 않는다. 
갓 면허따고 운전한번 안해본놈에게 FR차랑 FF차중 뭐가 좋냐 하면 당연히 모른다.
번들로 끼워주는 키보드밖에 안써본놈에게 기계식키보드중 청축이랑 적축중에 뭐가 좋냐 하면 당연히 모른다.
평생 비누말고 발라본적이 없는 놈에게 화장품취향이란 없을 수 밖에 없고, 평생 스테이크같은거 먹어볼일 없는 놈에겐 웰던과 미디움취향은 없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해본게 별로 없는 사람에겐 하고싶은것 역시 없을 수 밖에 없다.


사실 그간 거의 내 세대에 이르기까지, 하고싶은게 없다는 문제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자의든 타의든 이것저것 경험할 수 밖에 없는 삶을 살았고, 취향은 자동적으로 생기게 되었다. 부먹찍먹이나 양념후라이드 처럼, 딱히 해보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하고싶은것은 존재해왔다.

하지만 지금의 20대는 다르다. 하고싶은게 없다. 그리고 본인도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왜 내가 하고싶은게 없는지, 하고싶은건 어떻게 알수 있는지도 모르고 이 사실자체도 매우 웃긴 상황이라 어디다 호소하지도 못한다. 하지만,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사실 지금의 20대가 이모양이 된건 결국 어른탓이다. 입시머신이 되지 않으면 죽을 수 밖에 없는 상황, 공부 말곤 해본적도 해서도 안되는 삶을 20년동안 살았는데 갑자기 대학교에 와서는 난 보험회사 계리사가 되고 싶다거나 모터스포츠팀 메카닉이 되고 싶다거나 뮤지컬음악감독이 되고 싶다거나 하는놈이 이상한거다. 평생 최고효율로 공부만 했어야 했고 그 외의 것은 접해보는 것조차 비효율로 배워온 그들이 갑자기 취향이 있는 쪽이 돌연변이 인거다. 결국, 그런 상황에 내몬 어른들이 잘못한 게 맞다. 고작 갓 서른된 핏덩이인 나도, 사실 거의 기여한바는 없는것 같지만 책임을 통감한다. 나도 어쩻든 20대에겐 어른의 입장이니까.

개선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해본게 없고, 그래서 취향도 없는게 문제면, 이것저것 해보게 하면 된다. 직접경험이든 간접경험이든 교육과정 중에 다양한 경험을 해보게 하여, "취향"을 가지게 하면 된다. 이렇게 하고 나서야 드디어 우리는 20대에게 "하고싶은걸 하라" 라는 조언을 할 수 있게 될 거다.

하지만 이런다고 문제가 끝나진 않는다. 이미 교육과정을 대부분 끝낸 애매한 20대가 제일 문제가 된다. 이들은 교육을 개혁해도 해당하지 않는, "이미 망한"세대가 되어버렸으니. 지금와서 교육을 개혁해서 아이들이 많은 경험을 쌓아보게 만든들, 지금의 20대들은 어떡하라고? 

미안하지만, 정말 미안하지만 어른들이 저지른 일이지만 20대가 직접 해쳐나가야 한다. 누구의 책임소재를 떠나 20대는 성인이고, 이젠 스스로의 삶은 스스로 해쳐나가야 한다. 취향부재인 채로 어른이 될때까지 키워버린건 어른 잘못이지만, 그런 어른이라고 해서 어른이 더 도와줄 수 는 없다. 스스로 해쳐나가라.

뭐라도 해봐라. 특히, 안해본걸 해봐라. 그게 무엇이든 좋다. 기왕이면 완전히 뜬금없는 것들을 해봐라. 카센터에서도 일해보고, 꽃집에서도 일해봐라. 내가 정말 겪어볼일 없을 것들을 해봐라. 의외의 곳에서 자신의 취향을 찾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그 경험들의 조합에서, 내 취향을 정확히 찾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내가 "하고싶은것"을 찾은 후에, 그 다음에 사이비 멘토들의 말을 들어라.

20대에게 미안하지만, 이미 무취향의 어른이 된 지금, 너희 취향을 찾는 일은 온전히 너희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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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해봤지만, 내 생각은 내게 맞는건 받아들이고 거를건 거르고..

 

어차피 내 인생 이니 말이다. 

 

http://www.pgr21.com/pb/pb.php?id=freedom&no=59650&pag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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